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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장 구장은 이상하다. 나쁘냐고 물으면 그건 또 아니고, 좋냐고 하면 선뜻 그렇다고 말하기도 애매하다. 근데 한 번 뛰고 나면 이상하게 기억에 남는다. 그날 경기 끝나고 집 가면서도 계속 생각났다. “아까 그 장면 왜 그랬지?” 같은 것들이 머리에 남는 구장이다.

경기 초반엔 그냥 평범했다

처음엔 아무 느낌 없었다. 패스도 잘 되고, 공도 적당히 깔린다. 잔디도 겉보기엔 문제 없어 보였다. 그래서 오늘은 무난하게 가겠구나 싶었다.

근데 이런 생각은 오래 안 갔다.

전반 10분쯤이었나, 공 잡고 돌아서는데 발이 살짝 밀렸다. 크게 넘어진 것도 아니고 진짜 ‘살짝’이었다. 근데 그 한 번 때문에 리듬이 깨졌다.

그 뒤로 비슷한 장면이 계속 나왔다.

이 구장은 확실히 “믿고 밟기”가 어렵다

충장 구장에서 제일 크게 느낀 건 이거다. 발을 디딜 때 확신이 안 든다.

어떤 스텝은 괜찮고, 어떤 스텝은 미묘하게 밀린다. 이게 반복되면 몸이 먼저 반응한다. 자연스럽게 움직임이 작아지고, 과감하게 못 들어간다.

특히 수비할 때 그게 더 크게 느껴졌다. 한 번에 끊어야 하는 상황에서 발이 애매하니까, 반 박자 늦게 들어가게 된다.

그 한 박자가 계속 쌓인다.

공도 완전히 내 뜻대로 움직이진 않는다

잔디 상태 때문인지 공이 딱 깔려서 간다기보다는, 가끔씩 살짝 떠오르는 느낌이 있다. 그래서 첫 터치가 미묘하게 길어지는 순간이 나온다.

이게 별거 아닌 것 같아도, 경기 중에는 바로 압박으로 이어진다.

몇 번 겪고 나니까 괜히 볼 받기 전에 주변부터 더 보게 되더라.

이날 제일 많이 나온 말

경기 끝나고 다 같이 물 마시면서 나온 말이 하나 있다.

“여기 왜 이렇게 애매하지?”

진짜 딱 이 느낌이다. 미끄럽다고 하기도 애매하고, 좋다고 하기도 애매하다. 근데 계속 신경은 쓰인다.

결국 답은 단순했다

이런 구장은 괜히 고민할 필요 없다.

이날도 여러 종류 신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확실히 차이가 났다. AG 신은 사람들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뛰었고, 다른 축구화는 계속 얘기가 나왔다.

그래서 결론은 그냥 하나였다.

“다음에 오면 그냥 AG 신자”

괜히 다른 거 신었다가 경기 내내 신경 쓰는 것보다 훨씬 낫다.

충장 인조잔디구장은 한마디로 이렇다.

→ 큰 단점은 없는데, 계속 신경 쓰이는 구장 → 적응하면 괜찮지만, 방심하면 바로 티 나는 구장

이 느낌 한 번 겪어보면, 다음엔 준비하고 오게 된다.